김미정

한국과 일본, 회화와 건축, 자연과 문명의 경계인으로 살아온 재일 한국인 건축가 유동룡, 이타미 준(伊丹潤, 1937-2011)의 사후 첫 회고전이다. 바람, 물, 돌이 매개하는 신체 경험으로서의 건축. 이타미 준의 건축 언어에서 곽인식, 이우환으로 이어지는 재일 모노파 네트워크의 중첩된 목소리가 들린다. 비슷한 듯 다른 탈 서구 모더니즘의 변주이다. 지난 정기용 아카이브전에 이어 건축을 미술관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의욕도 함께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