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

청양의 해라고 하여 양 그림이 넘치는 신년에 호랑이를 본다. 작가 자신의 모습으로 짐작할 수밖에 없는 컴퓨터 앞에 앉아 영화를 보는 호랑이 등이 치기 넘칠 정도로 천진난만하게 화면에 자리한다. 백호와 소나무, 산사의 풍경 등은 모두 청화백자를 연상시킨다. 소박한 삶의 단상이 투영된 화면에서 전통과 현대, 채우기와 비우기의 일상사를 넘겨다본다. 숨을 고르기, 그것이 아마도 백성이 경험했을 민화의 용도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