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수묵은 그 자체가 관념을 전제로 한 재료이자 형식이다. 작가는 이런 수묵으로 얼음이 녹아 흐르는 현상을 대단히 사실적으로 표현해 낸다. 관념과 현상이라는 이질적 가치의 병렬에서 유발되는 시각적 자극이 강렬하다. 정치한 묘사는 물론 수묵의 농익은 표현은 보는 즐거움과 더불어 수묵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유발한다. 수묵의 전통성과는 별개로 이는 분명 수묵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유시도,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