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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모색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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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모색 2008

평론가 박영택

젊은 모색 2008
2008.12.05-2009.03.08
국립현대미술관

노골적인 상업화와 자본에 의해 침식되고 있다는 현 화단에 대한 대항적, 대안적 성격을 지니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는 뮤지엄적 볼거리와 스케일 감각에서 분명 흥미롭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미술관이 내건 전시기획의도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모호해 보인다. 기획의도와 작업들이 분리되고 전시를 감싼 레토릭만 공허하게 떠돈다.


서울아트가이드 2009-02
그래요, 당신은 예술가입니다

평론가 김준기

이 전시를 평한다(32)
_ 젊은모색 2008 2008.12.5 - 3.8 국립현대미술관

가장 치열하게 예술가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묻고 답하는 신진작가들은 예술가의 꿈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전력 질주하는 무서운 아이들이다. 그들로 부터 새로운 예술의 에너지를 수혈받은 예술계는 따라서 이들의 행보를 주목하는 여러가지 관행과 제도를 만들어 놓는다. 해마다 수천명의 예비 예술가들이 사회로 쏟아져 나와 각계 약진을 펼친다. 젊은이들의 꿈을 먹고 사는 예술계는 그러나 그 많은 욕망들을 모두 수용할 여력이 없다. 예술가의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특히 한국사회처럼 예술노동을 사회적 노동으로 구조화하지 못하고, 예술가들에 대한 생산적 복지개념이 전무한 사회에서 예술가의 지위와 역할을 자임하는 것은 앞이 보이지 않는 고난의 행군을 선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경로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예술가들이 인정 투쟁의 장에 동참하면서 신진 예술가의 반열에 오르는 시기부터 그들은‘나도예술가’임을 자임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좌표를 묻고 답한다‘. 젊은모색2008’은 신진작가들에 주목한다는 포맷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정체를 되묻는‘나는예술가다’라는 부제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전시는 대중주의에 영합하고 미술시장에 길들여진 예술과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매체와 주제를 다루는 작가들을 고루 섞어야하는 젊은 모색전의 특성상 단일한 서사에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모듬전이라는 특성을 가진 이런 종류의 전시는 매번 주제의식이 빈곤하다거나 전시의 문맥을 읽을 수 없다는 식의 식상한 비판에 직면하곤 했다.

이번 전시는 몇 가지 장치들을 효과적으로 작동시킴으로써 그러한 시선을 불식시키고 과천발 신진호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주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예술가 주체의 정체성을 묻는 문제의식의 설정이다. 그 것이 작가들을 선정하기 전에 만든 것이든 아니면 작가선정이 끝난 후 에레토릭 수준으로 갖다 붙인 것이든간에, 참여작가들의 면면은 예술가 주체의 정체성을 묻는 전시 부제와 잘 맞아 떨어지고있다. 이 난삽한 미술계에서 나름대로 제 갈길을 가고 있는 생각있는 작가들을 선정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인 것이 주요했다. 오늘날 한국 젊은 작가들의 문제점으로 꼽히곤 하는 상투적인 서사의 반복과 시장지향성이라는 난맥상을 찾아 보기 힘들다는 점도 반가운 일이다. 게다가 예년에 비해 훨씬 잘 정리된 깔끔한 전시 연출도 돋보였다.

한국 사회의 문화적 정체성을 되묻거나 역사적 사건을 들춰내는 오석근, 나현, 위영일, 이재훈 이혜인 같은 작가들은 젊은 세대의 새로운 감성과 인식을 보여 주었다. 주술이나 음란 등의 코드를 가지고 모종의 도발을 벌이고 있는 고등어와 이은실의 작업도 같은 맥락위에있다. 강석호와 릴릴, 안두진 등은 실재와 이미지의 틈새를 발견하고 그 본질을 탐구한다. 미디어 사회의 판타지와 배리를 캐묻는 작업 권경환과 김윤호, 자본주의 사회문명 비판의 시선을 가진 김시원과 이완, 인간의 삶을 성찰하고 그 내면의 욕망기제를 들춰내고 있는 이진준이나 임승천 같은 작가들 또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세대의 비판적 지식 생산을 모색하고 있다. 기획자 이추영 큐레이터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지식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을 요청하고 있다. 이 전시는 동시대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통해서 예술가 주체의 정체성과 예술 노동의 가치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들은 각자‘나는 예술가다’라고 말했다. 이제 우리가 그들에게 말할 차례다“. 그래요, 당신은 예술가입니다”그런데 이 말을건네는 것이 마냥 경쾌하지만은 않다‘. 나는 예술가다’라고 선언하는 일은‘나는지식인이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이 매우 심난하게 스스로의 책무를 수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한국사회에서 예술가로 살아가기를 권면하는 것이 민망한 까닭은 말 안해도 알만한 일이다. 그래도 신진작가들의 작품들을 보면서 예술의 길을 묻고 답할 수 있다는 점. 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인가!


서울아트가이드 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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