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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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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이라기보다 상설전이어야 할 한국근대미술걸작전

평론가 윤범모

이 전시를 평한다(33)


덕수궁미술관이 모처럼 자신의 본분을 보여주었다.‘ 근대를 묻다-한국근대미술 걸작전’(2008. 12. 23 - 2009. 3. 22)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근대미술을 한자리에 모아 대중 앞에 선보인 일도 그렇게 흔치 않았다. 이번 전시가 비록 건국 6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덕수궁미술관 개관 10주년의 기념전이라는 점이다. 10년, 벌써 10년, 덕수궁미술관의 10년은 우리에게 반성을 요구한다. 과천으로‘유배’간 국립현대미술관이 자아내는 아쉬움은 너무나 크다. 그런 가운데 도심의 고궁을 빌려 근대미술 전문 미술관으로의 지향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한국근대미술 걸작전, 이는 특별전이라 한다. 이 정도 규모의 전시가 특별전이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마디로 이 정도의 전시는 상설전시여야 한다. 학생이건 시민이건, 그 누구라도 근대기의 우리 미술을 감상하고 싶다면, 이런 정도의 전시는 항상 접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이번 걸작전과 같은 전시는 특별전이라기 보다 상설전시여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간 미술관과 미술계는 무엇을 했는가, 반성을 요구하는 부분이리라. 더불어 이번 전시와 같은 규모와 내용은 도심 속의 미술관에서 시민들과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야 한다. 해외의 주요 도시를 여행하면서 제일 부러웠던 것은 바로 도심 한복판에서 그들의 미술과 쉽게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미술관은 접근성이 용이한 도시의 복판에 위치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덕수궁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더군다나 이번 전시는 기왕의 서관을 기본으로 하여 동관까지 임대하여 전시공간을 확대했다. 서관은 물론 동관을 포함한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이라는 미술계의 숙원사업을 가시적으로 선보인 특별행사이기도 하다. 동관까지 활용하여 근대미술 전시를 여니 얼마나 보기에 좋은가. 하지만 동관을 포함한 근대미술관 설립은 이제 이룰 수 없는 꿈처럼 보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번 걸작전은 소재, 주제, 표현방식 등을 고려하여 모두 다섯 분야의 범주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즉 근대인, 근대인의 일상, 근대의 풍경, 근대인의 꿈 그리고 특별전 형식의 근대의 복원이 그것이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우리 미술을 이렇듯 분류하면서 나름대로 성격을 짚어보려 한 시도는 상큼하다. 하지만 이 같은 영역 설정과 작품분류가 과연 얼마만큼의 설득력을 얻었는가 검토하게 한다. 나열식이 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를 정도로‘방만한 작품 동원’이지 않았는가, 아쉬운 생각도 들게 했기 때문이다. 물론 상당수의 출품작은 외부에서 빌려 온 것인데 획기적인 발굴 작품이 보이지 않아 정말 아쉬웠다. 특별전이라면 기왕에 잘 알려진 작품일 경우 해석을 달리한다든가 아니면 대중에게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걸작’들을 한 자리에 모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미술관 체제로는 이 같은 지적도 하나의 희망사항에 불과한지 모른다.
미술관의 꽃은 학예실이다. 학예실이 활성화되어야 미술관이 산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예실을 전문화시키고‘정상화’시켜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앞날은 결코 밝지 않다. 괜히 책임운영기관이니 전문경영이니 뭐니 해서 경제논리로만 미술관을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관 운영 전문가들보다 아마추어가 거쳐 가는 양로원 같은 인상을 씻어내지 못했다. 한국근대미술 분야조차 특화되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은 오늘의 상황, 과연 우리 미술관은 어디에 서 있는가. 국내에 하나 밖에 없는 국립미술관, 정말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서울아트가이드 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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