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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애자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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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추상화가 강애자가 22년 만에 서울에서 두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녀의 예술적 진화를 담고 있으며, 평창동 금보성 아트센터 (2025년 4월 25일–5월 7일)에서의 Inscape 시리즈와 서초동 구띠갤러리 (2025년 5 월 2일–5월 11일)에서의 Contemplation 시리즈로 나뉘어 진행된다. 두 시리즈는 전혀 다른 감성과 방식으로 다른 시기에 제작되었지만,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는 작품군이다. 이번 두 전시에서는 7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그 중에는 100호 이상의 작품 20점이 포함되어 있어,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폭넓게 조망할 수 있다. 








Contemplation 시리즈 – 단색의 명상과 내려놓음의 지혜


구띠갤러리에서 전시되는 Contemplation 시리즈는 수십 년간의 내적 성찰과 정제된 기법의 결과물로, 작가의 현재 삶의 단계를 반영하는 작품군이다. 이 시리즈는 깊은 명상, 의도된 구성, 그리고 영적 중심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용한 사유 속에서 하나하나의 결정이 성찰, 계획, 절제를 바탕으로 내려진다.  


각 작품은 의도적으로 선택된 색상에서 시작된다. 강애자는 자신의 색조를 개발하여 단색 계열의 팔레트를 구성하는데, 그 안에는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색감의 변화와 뉘앙스가 숨어 있다. 한 작품 안에는 수많은 계열의 파랑, 흰색, 진홍이 겹겹이 쌓이며 색의 깊이와 감성적 울림을 만들어낸다.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통일성이 아니라, 깊이와 섬세함이다. 이러한 표면 아래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수많은 레이어가 존재하며, 이는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깊이를 반영한다.  


이 시리즈의 핵심 요소는 강애자의 독창적인 크래킹 기법이다. 그녀는 수년간 이 기법을 연구, 발전시키며 시각적 언어로 정립시켰다. 균열의 크기, 형태, 깊이, 간격을 조절할 수 있지만, 최종 결과는 통제할 수 없다. 혼합한 물질을 캔버스 위에 부으면, 그 균열은 스스로의 논리와 속도에 따라 펼쳐진다.  


이러한 통제와 내려놓음 사이의 섬세한 균형은 도가사상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즉 ‘억지로 하지 않음’이라는 철학과 맞닿아 있다. 작가에게 있어 이는 곧 삶의 본질을 반영하는 태도이기도 하다—아무리 치밀하게 계획하더라도, 삶은 궁극적으로 완전히 통제될 수 없다는 진실을 담고 있다.  


강애자는 이후, 이 명상적인 구성에 희미한 바람 같은 선들을 도입하여 질감과 대비를 더한다. 이 선들은 희망의 바람을 상징하며, 기쁨, 자유, 창조성, 특히 여성의 삶 속에서의 유연한 움직임과 회복력, 조용한 낙관을 표현한다. 시각적으로는 무게감 있는 갈라진 표면 위에 우아함과 숨결을 불어넣는 요소로 작용한다.  


Contemplation 시리즈의 중심에는 한국 미학의 핵심개념인 ‘여백(여백의 미)’이 자리잡고 있다. 작가에게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닌, 감각과 감정이 존재하는 공간이다—관람자에게 숨 쉴 틈, 멈춤, 성찰의 여지를 주는 공간이다.  


작가는 이 작품들을 단지 시각적 구성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되길 바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계획하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며, 어떻게 명료함과 우아함으로 삶을 지나갈 수 있을지 함께 고요히 사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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