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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 My One and Only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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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One and Only Blue
김선형  Kim SunHyoung
2025.07.02.-08.02.
 
*기획/글 : 김아름 큐레이터

갤러리 지우헌은 7월 2일부터 8월 2일까지 김선형의 개인전 《My One and Only Blue》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가든 블루(Garden Blue)’ 연작으로 잘 알려진 작가의 하나뿐인 푸른색 이야기가 담겨있다. 

20여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작가가 오직 하나의 색에 천착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선형에게 푸른색은 단순한 색채가 아니다. 그것은 시간이고, 기억이며, 끝없는 탐구의 대상이다.

2006년 구례 화엄사 늦겨울 저녁, 지축을 울리는 법고가 울려 퍼지는 그 순간 서쪽 하늘을 덮은 검푸른색. 그 사이로 날아간 새 한 마리. 작가에게 푸른색은 바로 그 순간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단순한 향수나 회상에 머물렀다면 20여 년이라는 세월은 설명되지 않는다. 김선형의 푸른색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를 관통하며 미래로 흘러간다.

작가가 선택한 울트라마린(Ultramarine)은 맑고 진한 청색으로, 먹과 비슷한 성질을 지니며 오랜 시간 그 깊이를 유지한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에게 푸른색은 먹의 정신적 깊이와 서구 안료의 물질적 특성이 만나는 지점이다. 그는 이 색을 통해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자신만의 화법을 만들어왔다.

그의 캔버스에는 꽃이 아닌 꽃이 되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완성된 형태보다는 생성과 소멸이 순환하는 에너지,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본질을 향한 끝없는 여정이 펼쳐진다. 기호와 문양, 식물의 편린들, 비밀스러운 숫자와 한글들이 푸른 화면 위에서 춤춘다. 이는 작가의 무의식 속 시간들이 푸른색이라는 매개를 통해 현재로 소환되는 순간들이다.

천과 한지를 덧댄 캔버스, 물감이 흐르고 번지며 스미는 자연스러운 과정들. 김선형은 재료 자체가 지닌 물성과 시간성을 적극적으로 화면에 개입시킨다. 종이가 마르며 비로소 제 색을 드러내는 과정, 캔버스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물감의 흐름. 이 모든 것이 작가에게는 푸른색이 살아 숨 쉬는 방식이다. 

왜 푸른색인가. 그것은 아마도 완결되지 않는 색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의 파랑도, 바다의 푸름도 매 순간 달라진다. 아침과 저녁의 푸름이 다르고, 계절마다 품고 있는 깊이가 다르다. 김선형에게 푸른색은 끝없이 변주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이다. 

가든 블루 연작이 2025년 현재까지 이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에게 푸른 정원은 완성되지 않는 공간이다. 매일 새로운 씨앗이 뿌려지고, 매 순간 다른 빛이 드리우는 살아있는 터전이다. 작가는 이 정원의 정원사이자 동시에 그 안에서 자라나는 식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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