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규: 시간의 흔적들

2025.12.3 - 12.15

충북갤러리, (서울 인사아트센터)

충청북도(도지사 김영환)와 충북문화재단(대표이사 김경식)은 2025년 하반기 작가 지원 전시로 최익규 개인전《시간의 흔적들》을 오는 12월 3일(수)부터 12월 15일(월)까지 충북갤러리(서울 인사아트센터 2층)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최익규 작가는 충북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충북미술대전, 중앙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미술대전, 충북대 김수현 미술상 등 다수의 수상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중견작가이다. 개인전과 단체전, 국제 교류전에 꾸준히 참여하며 지역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십수 년간 지속해 온 바느질 드로잉 작업으로부터 확장된‘시간의 흔적’시리즈를 선보인다. 의미 없는 바느질 선 긋기와 유희적 바느질 드로잉을 반복해왔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바느질 위에 물감을 여러 차례 덧입히는 방식으로 바느질과 노동의 시간을 회화적 물성으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작업은 바느질의 흔적을 덜어내고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려 마치 시간의‘때’가 켜켜이 붙은 듯한 물성을 구현한다. 반복적이고 느린 노동에서 비롯된 조밀한 표면은 작가가 지나온 삶의 궤적을 담아내며, 축적된 시간이 물질적으로 응고된 장면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최익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과 일상의 경계에서 형성되는‘시간의 기록’을 시각화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는 작업 노트에서‘기교나 명분을 의도적으로 비워내며 미련한 성실성 속에서 본질에 다가가려는 태도를 유지해왔고, 이러한 느리고 솔직한 행위가 결국 자신의 자화상에 가까워지기를 바란다’는 작업에 대한 소회를 드러내고 있다.

동료 작가 김사환은 최익규의 예술론을‘근면함에서 비롯된 느린 시간의 기록’으로 분석한다.“바느질의 반복 속에서 작가는 욕망과 상념을 예술의 재료로 끌어들이고,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행위는 욕망을 정제해 순수로 향하게 하는 과정이 된다. 그는 완성된 화면에 대한 회의로 다시 표면을 덮어내기도 하는데, 이 서툴러 보이는 페인팅이 오히려 바느질의 시간적 흔적을 더욱 강렬하게 드러내며, 봉인된 층 아래에서 생명력처럼 꿈틀대는 에너지를 형성한다”고 소개한다. 

충북갤러리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사항은 충북문화재단 누리집(www.cbartgallery.com) 및 전시운영TF팀(☏070-422-6240)으로 문의하면 된다.

최익규,  〈얼굴〉, 2025, Acrylic color, 200x140cm

최익규 전시를 축하하며

글쓴이 김사환

최 익규의 예술은 근면함에서 비롯된다. 

근면하다는 것은 꾀를 내지 않고 한번 시작한 일은 반드시 끝을 본다는 것이다. 

그가 바느질 작업을 선택한 이유도 그러한 맥락에 닿아 있다. 한 땀 한 땀 움직임에 어설픈 건너뜀은 있을 수 없다. 느린 일이다. 느린 행보는 정신을 더욱 날카롭게 하기도, 때로는 아주 흐리멍덩하게 하기도 한다. 

이 숨바꼭질 같은 변덕 속에서 온갖 속된 유혹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이것은 그가 추구하는 예술의 재료들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속된 유혹이란 고상한 예술, 예술가로서의 부와 명성, 과대 포장된 지식과 명분, 유행에 편승한 작품” 등이다. 

어느 누가 이런 유혹을 견뎌낼 수 있을까? 사실 이런 류의 욕망은 어느 순간이고 행복에 젖어 들게 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것이 행복의 조건도, 그렇다고 애써 외면할 대상도 못 된다. 단지 훌륭한 예술의 재료일 뿐이다. 

바느질이라는 지난한 작업 속에서 그는 상념(想念)을 무척 소중한 모티브로 끌어온다. 

온갖 사소한 과거의 일화들, 미래의 망념에 가까운 꿈들이 ‘즉 현재적’ 몰 아의 작업행위 속에서 뒤섞이며 들 쭉 날 쭉 거 린다. 

그는 이러한 상념들을 홈질에 차곡차곡 꿰어 매달리게 한다. 이것이 그가 상념을 끌어들여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 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에게 상념은 욕망이자 길이다. 그 욕망을 한 땀 한 땀 나열하는 작업은 느린 시간의 기록이다. 

느린 시간의 기록은 몰 아의 상태로 이끌고 작품의 순수성을 더하게 한다. 

그럼에도 그의 성찰적 기질은 그 마저도 용납을 못 한다. 

결국 그는 생각을 갈아엎기에 돌입한다. 자신의 순수성에 대한 회의로 인하여 그토록 느리게 공들인 시간의 기록들을 서투른(?) 페인팅으로 지워 나가는 것이다. 

대교 약졸(大巧若拙)은 그의 예술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그가 페인팅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질박하고 어설프게 덧 칠 된 물감 층 아래에서, 그의 느린 바느질의 기록들이 오히려 더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기 때문이다. 

그는 바느질의 고단한 시간 속에서 상념을 점, 선으로 나열했고, 그 상념의 찌꺼기가 화면에 가득 찰 때마다 그의 태도는 더욱 순수한 예술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한 땀 한 땀에 담긴 순수한 그의 정신은 물감의 두꺼운 표피 속으로 봉인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감에 덮여 진 시간의 흔적들은 도톰하게 일어난 혈관처럼 다사 생명력으로 꿈틀대고 있다. 

그는 봉인된 시간의 흔적에서 생명을 틔우려 하고 있다. 

최익규,  〈물감 덧칠하기〉, 2025, Acrylic color, 65X53cm

최익규,  〈물감 덧칠하기〉, 2025, Acrylic color, 65X53cm

작가 노트 

한동안 의미 없는 단순한 바느질 선 긋기와 즉흥과 우연에 기댄 유희적 바느질 선 드로잉의 반복을 해왔다. 최근에는 그 위에 채색을 덧 입혀 나름 바느질에 반복에 지루함에서 나름 예술처럼 느껴지도록 화장하기도 하고, 이번 작업엔 바느질을 완전히 빼고 물감을 여러번 덧 칠해서 두껍게 떡칠하여 진득함이 묻어나오는 (마치 시간의 때가 켜켜히 쌓인 것 같은) 물성을 즐기고 있다. 나는 내 작업이 내 삶에 충분히 성숙되지 않는 철학? 또는 소위 예술적이라는 의미 들를 지워 냄 으로서 비로소 진솔한 의미가 생기고, 예술적인 어떤 성역을 부정하는 작업을 추구하므로 나름 순수한 본질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므로 최대한 의미를 제거한 반복적 노동행위를 통한 미련한 성실성에 기댄 시간들을 즐기고자 했다.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어리숙한 예술에 대한 불안한 믿음과 알 수도 없는 예술적이라는 설익은 행위들이 나의 귀중한 짧은 삶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불안해 하면서 마치 안개 속을 방황하며 갈 팡 질 팡 이리저리 걷고 있다. 날것의 나의 미숙함을 드러낸 솔직한 인생철학적 고백에 기댄 작업 행위들이 결국은 나의 솔직한 자화상에 가깝지 않을까? 그러길 바란다.

최익규,  〈미련한 성실성〉, 2023, 광목천에 바느질, 가변 설치, 폭140cm, 길이5,000cm

1961년생

E-mail :choimyun61@naver.com

학력

• 충북대학교 졸업 

• 충북대학교 석사 졸업

수상경력

충북미술대전(1986)  

전국대학미전 特選(1986)  

중앙미술대전(1990)  

중앙미술대전 特選(1991)  

대한민국미술대전(1992)          

중앙미술대전 特選(1992)  

중앙미술대전(1993) 

김수현 미술상(2006)   

2015청주올해의 좋은 작가상 (2015)

개인전 

1996 최익규 개인전, 국립청주박물관. 청주, 대한민국

2000 50人의 군집 개인전. 청주 예술의 전당, 청주, 대한민국

2004 최익규 개인전, 청주 신 갤러리, 청주, 대한민국

2006 우울증, 갤러리 PICI,  서울, 대한민국

2010 발아, 코사스페이스, 서울, 대한민국 

2014 핑크몬스터, 청주 시립미술관 대청호관 , 청주 ,대한민국

2015 베니스여행, 쇄마미술관, 청주, 대한민국 

2019 하하하 (Four Rooms, Local Project), 청주 시립미술관, 청주, 대한민국

2023 한땀-한땀, 충북 갤러리, 인사동 서울, 대한민국 . 

2025 시간의 흔적, 스페이스 결, 서울, 대한민국

2025 시간의 흔적들, 충북갤러리, 인사동 서울, 대한민국

         

단체전 

1987 부산청년 비엔날레, 부산 시립미술관, 부산, 대한민국

1992 한, 일 신세대 현대미술 교류전, 국립 청주 박물관

1993 서울 현대미술제, 서울한국문화예술원 미술회관        

1997 대청호 국제 환경 미술제(문의 일원 설치미술. )

1998 한,일 현대미술 교류전,(림계전)(일본 후나바시 시립 미술관. 청주 월천갤러리.

1999 한,일 현대미술 교류전(부산 시립  미술관. )  

2004 4인 4색전(대전 롯데 화랑. )        

2006 김수현 미술상 수상전(청주 홍갤러리, )

2011 신미술관 초대전(애프터 입팩트.청주 신미술관 )

2012 대청호미술관 초대전

2013 후기애스팩트전(쇄마미술관)

2014 대청호미술관10주년기념전,보편적 미술관의 서사,(대청호미술관)

충북민족미술인협회 기획 전국작가 초대전(ART FESTIVAL,청주 우민아트센터)

제1회청주국제현대미술전(새로운 아시아의 공감과 차이)(청주 쇄마미술관, 운보미술관)  

2015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참가( Jump into the Unknown, 이태리 베니스 Palazzo Loredan, 2015.5.8~6.18)      

      올해의 좋은작가 상 수상전 청주 무심 갤러리, 제 56회 국제 예술전

2016  한국 네덜란드 현대미술교류전

(새로운 꿈과 새로운 미래 / 네덜란드 헤이그 QUARTAIR 미술관/청주쇄마미술관 교환전시)

현대 예술그룹  슬리퍼전,  Shoebox의 세계, 청주 시립미술관 오창관

삼인 삼색전, 대한민국 청주 더9 갤러리

대한민국 네덜란드 현대미술 교류전 - 새로운 꿈 새로운 미래 , 

Spheres of Coexistence, 네덜란드 헤이그 QUARTAIR

대한민국 청주 쉐마미술관

2017  신 미술관 특별전 실례합니다, 일본 교토/대한민국 청주

Suzanne Bartos 와 최익규 전, 오스트리아 시드니 Articulate Project Space

33회 사라예보 국제 축제 Sarajv skaZima 2017, Sarajevo Substance - 실크로드 Art, Sarajevo, Bosnia and Herzegovina

슬리퍼전(한,일작가 교류전)청주, 일본도쿄 

2018 권태응 오장환 탄생 100주년 기념전, 대한민국 청주 숲속 갤러리이것이 청주미술이다, 대한민국 청주 청석 갤러리

2019 청주 시립 미술관Collection 전시, 대한민국 청주

2020 遭遇与相处, 대한민국 중국 국제 교류 전시, 대한민국 청주 미술관

2021 The New Normal -조각을 조각하다, 대한민국 광주 Biennale 전시Room 5공통분모 특별전, 청주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2022 새로운 미술의 다른 그리고 변형 대한민국 쉐마 미술관공통분모 특별전,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2023 국제 현대 미술전, 대한민국 청주

Schema미술관공통분모 특별전Culture Factory Museum of Art, 대한민국 청주 숲속 Gallery

2024 ANIMATE: Birth of Motion 숲속 갤러리, 문봉전(청주고100주년기념전) 시립오창관

2025 제자리걸음전 청주 소구무시갤러리, 

1＋1＋1＋1＋1＋1展 청주교대 미술관, 

오아시스전 청주교대미술관

청주국제현대미술전 쇄마미술관, 

그대어떻게 살것인가? 청주시립미술관 오창관